최근 2주동안 마무리 작업한 그림책을 이번 주 목요일에 출판했습니다. 지난 주에는 출판 신청을 하기 직전까지 원고를 세심하게 점검했고, 이번 주에는 출간 승인을 기다리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8월 2주차 vlog 첫 그림책 자가 출판 과정>
출판 신청을 마치고 난 후에는 그림책 홍보 및 전시 준비 등 해야 할 일들이 많았어요. 그림책을 만들고 ‘끝-’이 아니라, 이를 활용해서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함이었죠.
하지만 몸이 과부하를 받은 걸까요? 이번 주에 갑작스러운 몸살로 인해 계획한 일들을 진행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스스로를 안정시키기 위해 이번 주는 쉼표를 찍고 충분히 회복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사실 책을 내고나서 여러 계획들을 생각했만, 구체적으로 다음 행보를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항상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광복절에 친구를 만나 이런저런 고민을 나누었습니다. 이번 레터에는 친구와 같이 했던 얘기들을 나누려고 합니다.
최근에 변리사 시험을 마친 친구
학교 동아리에서 만난 이 친구는 저의 유튜브와 에세이 레터를 꾸준히 챙겨보는 고마운 절친이에요. 딱 1년 전, 제가 군대에 있을 당시에 친구가 면회를 와서 미래 계획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누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최근 2년 동안 그는 변리사 시험을 준비했었는데, 마침 그의 시험 당일이 저의 그림책 원화를 완성하던 날이었습니다. 시험 공부하느라 고생한 친구와 서로의 근황을 나누기 위해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달고나 라떼와 컵빙수를 시켰어요
친구도 저랑 비슷한 처지로 시험 이후의 미래를 고민하고 있었어요. 결과를 봐야 다음 일을 준비하는데 이를 모르는 상황이 막막하다고 합니다. 어쩌면 저희가 생각했던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으니까요.
그러면서 시험이 안 끝날 줄 알았다는 그는 무척 홀가분해진 상태였습니다. 저 역시도 오랫동안 그렸던 그림책이 출판을 앞둔 상태라 감회가 새롭습니다.
그 친구는 5년 후의 모습이 궁금하다고 하는데, 저에게는 5달 뒤가 더 궁금합니다. 벌써 올해가 끝나려면 넉 달밖에 남지 않았네요. 님도 남은 한해를 어떻게 보내실 건가요? 저의 친구는 복학해서 졸업을 준비할 예정이고, 저는 프리랜서로서 준비를 하면서 남은 한 해를 보내려고 합니다.
문득 그 친구가 저에게 그림책을 만들 때 영감을 어떻게 받는지 물어봤어요. 그림책 이야기를 구상할 때의 원동력이 무엇인지요.
이전에는 이야기를 개인적으로 흥미있는 주제로 자기 만족을 위해 구상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그림책을 읽을 타깃인 지인들을 생각하면서 이야기를 떠오르는 편입니다.
예를 들자면 다른 또래 친구가 결혼하여 일찍 가정을 꾸리고 있는데 그들에게 힘이 될 만한 이야기를 생각하고 있어요. 아니면 오래 전부터 알고 지냈지만 미처 전하지 못했던 마음을 담는 것이죠. 그런 마음으로 작업한 것이 이번에 출판을 한 첫 그림책입니다.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근황을 나누지 못한 사람에게 대뜸 먼저 연락하기를 어려워하는 성격인 것도 있습니다. 또 카톡으로 서로를 응원하는 메시지를 주고받아도 본인이 캡쳐하거나 저장하지 않으면 잊혀지지만, 그 진심을 책이나 영상으로 가공하여 만들면 오랫동안 남습니다. 특히 그림책 자체가 소장 가치가 크다고 생각해요. 이것이 제가 그림책을 창작할 때의 가장 큰 원동력입니다. 앞으로 만들어갈 그림책 이야기도 주변 사람들을 살피면서 그들을 향한 진심을 꾹 담아서 작업을 하는 것이 저의 큰 바램입니다.
혼자서 그림책을 완성한 후에 맘놓고 작업기를 털어놓고 이에 공감해줄 수 있는 친구를 만나서 마음이 한껏 가벼워졌습니다. 이번 주는 컨디션이 저조한 탓에 저의 일상 이야기를 자세하게 기록할 여력이 없었는데요. 하지만 이번 레터처럼 주변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얻은 영감과 인사이트들도 틈틈히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힘껏 나아가기로 서로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저도 계속 레터를 써내려가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