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님!

따스한 봄이 시작되고 다채로운 색으로 물들이는 풍경의 변화가 눈에 띄는 5월입니다. 이번 가정의 달인 5월을 가족이나 소중한 사람과 함께 특별한 시간을 보냈나요?

저는 강화도로 이사 오기 전부터 다니던 교회에서 가정 주일 예배를 드렸어요. 그 날에 들은 ‘가정’에 대한 인상적인 말들이 저희 가족에게도 큰 의미가 있었는데요. 평소에 신앙을 가지지 않던 아버지께서도 이번 달부터 어머니랑 같이 교회에 가기로 결심하시는 등, 요즘 저희 가족이 생각치 못한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느껴 감사한 시간들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저희 가족 이야기를 담은 편지를 보내드리려고 합니다.

삶에서 오는 소중한 인연은 ‘선물’처럼 특별하지만, 요즘 그런 인연을 ‘상품’처럼 대하는 인상이 듭니다.

특정 사람을 만날 때의 이득을 재보게 되고, 관계 문제로 인해 불행해지면 손해를 본 것 같은 느낌이 크니까요. 어떤 관계든지 싫증나면 손쉽게 버려지는 ‘소비’적인 가치가 중심이 된 경향이 씁쓸하게 느껴집니다.

‘가정’도 마찬가지인 거 같습니다. 가정을 이룬 구성원들은 합심하여 공동체를 지켜야하는데, 오히려 가정 내 문제로 행복이 무너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원인 중 하나는 배우자를 인격체가 아닌 상품을 고르듯이 바라보는 관점에 있는 것 같습니다. 결혼 이후에 서로 안 맞는 부분들이 발견하면 손해의식에 다투고 갈등이 발생하는 거죠.

사람들은 행복한 가정을 원합니다. 하지만 가정은 처음부터 완전한 행복의 완제품이 아니라, 행복을 향상시키는 터전으로 주어진다고 생각합니다. 행복은 완성된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과정이라는 것이죠.

저희 집에서 보이는 정원 풍경은 아름다운데요.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지키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였습니다. 만약 이 정원을 방치했다면 그저 잡초만이 많이 나 볼품없고 황폐한 풍경이 되었을 것입니다.

가정도 정원을 가꾸는 과정처럼 욕심보다는 헌신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가정은 처음부터 완전하지 않지만, 잘 가꾸어나간다면 보기에 좋은 모습으로 이어질 겁니다. 이렇듯이 가정도 상품으로 흔히 소비되는 대상이 아니라 유일무이한 선물처럼 소중하게 지켜나갈 가치가 있다고 믿습니다.

여기서 강화도에 함께 사는 저희 가족 이야기를 꺼내봅니다.

이번 달은 저희 가족이 강화도로 이사한 지 2년이 된 달입니다. 올해 전역하고 가드닝을 배우기 전까지는, 부모님께서 2년간 시행착오를 하면서 정원을 가꾸셨습니다.

저는 전역 이후의 생활을 고민하다가, 본가에서 유튜브를 하면서 다른 일을 준비하는 시간을 갖기로 결정했어요. 그래서 강화도에서 매주 한 편씩 유튜브에 몰입하면서 약 2달간 살아봤죠. 그 동안 촬영 작업도 익숙해지면서 풍경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 새로운 일에 대한 열정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유튜브 뿐만 아니라 다른 일들도 신경을 쓰다보니 유튜브를 병행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그러다보니 유튜브 채널에 대한 방향성을 잃을 때가 있었는데요. 그럴 때마다 가족이 저에게 힘이 되어줬습니다.

‘이런 거 할 시간이 있냐’라는 잔소리를 들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저를 볼 때마다 항상 ‘유튜브 완성했냐’고 물어보시고 제 영상을 빨리 보길 기다리실 정도니까요.

어쩌면 제가 군대에 있었던 2년이라는 공백이 부모님께 크게 와 닿을셨을 겁니다. 저 또한 이렇게 가족과 함께있는 시간은 앞으로 흔치않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부모님께서는 저와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시고, 유튜브 영상에 담은 저희들의 일상과 계절의 변화에 따른 풍경들도 더 각별하게 와닿으시는 거 같습니다.

사실 전원생활 ‘유튜브’를 시작한 이유 중 하나는 가족에 집중하기 위함도 있었는데요.

이런거까지 의도하지 않았는데, 유튜브를 통해 가족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깊어졌습니다.

앞으로도 저희 가족을 더 살피기 위해서 꾸준히 유튜브를 하려고 합니다.

여건이 좋지 않은 때도 있지만 요즘 저희 가족은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거 같아 감사합니다. 상황에 크게 좌지우지되지 않는 부모님의 단단한 내면 덕분인 거 같아요. 아마 2년간의 가드닝 경험이 부모님께 큰 영향을 끼친 걸로 보입니다. 이전 도시생활이었다면 사소한 일에도 동요되었을텐데, 전원 생활을 통해 마음을 평온하게 지키는 힘을 기르신 거 같습니다.

손님을 기쁨으로 환대하시고, 개인적인 욕심을 내려놓으시며,

아버지는 온유한 성격으로, 어머니는 친절한 마음으로 모든 일을 해내십니다.

이런 부모님의 모습은 제게 큰 영감과 격려가 되어주십니다.

저 스스로는 아직 미성숙한 부분이 있고 크게 부모님을 챙겨드리지 못해서 죄송한 마음이 컸습니다. 이제는 이 가족을 지키기 위해 제 스스로도 힘써야겠다는 활력을 얻습니다.

행복을 바라기만 하는 게 아니라,

먼저 스스로 행복을 지키고 돌봐야 하는 것.

이 집에서 평온을 배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