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님!
4월의 첫 편지를 보내며 인사드립니다!
최근 따스한 봄날씨에 꽃들이 활짝 피었는데
님도 꽃들을 만끽했나요?
요즘 이상기후 탓인지
예정보다 꽃들이 빨리 폈다가 지더라고요.
벌써 봄은 가고 여름을 준비해야하는 느낌이라
아쉽기도 합니다.
지난 3월은 누군가에겐
새로운 시작의 계절이었을 거에요.
새 학기의 시작, 새 직장의 시작,
혹은 새로운 관계의 시작일 수도 있죠.
또 누군가는 이미 한참 전에 세운 목표를 향해
묵묵히 달려가고 있을 겁니다.
각자의 시작점을 뒤로한 채
지금도 계속 나아가고 있을
님에게 편지를 보내드립니다:)
이번 주에는 첫 봄비가 내렸어요.
비가 와서 그런지
괜히 몸이 으슬으슬하고 좀 쑤십니다.
그러면서도 비에 씻겨지는 유리창처럼
마음도 정화되는 듯해서 비 내리는 날을 좋아합니다.
비가 오는 날이면
잠깐 일을 멈추고 쉰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아마 비를 좋아하는 사람이겠죠.
물론 비 오는 날에 더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도 있죠.
하지만 때로는 규칙적인 일상과 업무로부터
잠시 물러나 스스로 ‘Refresh’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한 달이라는 시간이 금세 지나간만큼,
그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네요.
님은 지난 한 달 동안 어떤 일들이 있었나요?
저 같은 경우는 지난 달부터 유튜브를 시작했어요.
입대 직전에 시골로 이사간 본가에서의
전원생활 일상을 영상으로 기록하는 컨셉입니다.
3월 초부터 매주 1개씩 영상을 찍어
지금까지 총 4편을 만들었죠.
유튜브를 시작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계절의 변화가 더 생생하게 와 닿았다는 점입니다.
평소에는 일에 쫓기듯이 지내느라
주변의 풍경을 지나쳤습니다.
하지만 풍경을 찍기 위해 정원을 들여다보며,
온전히 자연의 변화를
더욱 가까이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하나하나 피어나는 꽃들과
날씨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하루의 풍경.
게다가 직접 흙을 다지고 씨를 심어
싹이 트는 과정을 지켜보는 일은 크게 보람찼습니다.
이런 과정들을 매주 유튜브를 찍으면서
기록하여 남길 수 있다는게
정말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시골로 이사하기 전에는 자연을 보러가는 것이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를 만끽하는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전원생활 유튜브를 시작한 이후에는
일상 속에서도 매순간 자연의 변화를 체감하며
더욱 감탄하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영상 작업 등의 개인 프로젝트 이외에는
다른 것에 큰 흥미를 가지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제 일에만 집중하는 성향이 있었죠.
그만큼 제 일에 몰입하는 장점이 있지만,
주변을 잘 살피지 못한다는 단점도 있었습니다.
일상적인 일이나 무언가를 돌보는 능력 등이 부족했습니다.
유튜브를 시작한 이유는
그동안 해보지 못했던
일상 속에서의 경험들을 쌓으며
돌보는 능력을 기르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번 주에는 미니 화단을 만들고 모종을 심는 것부터,
비가 온 날엔 파전 요리하는 것까지 했습니다.
사실 파전 요리를 해보는 것도 처음이었는데,
떠오른 아이디어를 실천해보고 싶어서
무작정 해보았습니다.
그 밖의 가드닝 과정도 대부분 경험이 전무해서
처음에는 부모님으로부터 하나씩 배우며 찍었습니다.
한 달이 지난 지금 어느 정도 익숙해졌지만,
그 당시 촬영 원본을 보면 서툰 모습들이
참 많이 보이네요.
식물 가꾸기, 고양이 돌보기, 요리 등
대부분 처음 시도해보는 일입니다.
이런 주제의 유튜버들 중에는
보통 경험이 많고 능숙한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그렇지만 경험이 없는 저의 무지함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을
기록으로 남겨보려고 합니다.
이런 기록들을 통해
생생한 경험에서 오는 가치를
주변 사람들에게도 나누는
콘텐츠를 만들고자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이 상상했던 것과는 다른 현실적인 어려움과
마주하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제가 처음으로 가드닝 영상을 찍을 당시
상상했던 모습과 실제 촬영 과정의
작은 괴리감을 느꼈던 것처럼 말이죠.
(한 달동안은 촬영과 편집을 반복하면서
방향과 루틴을 찾아나갔습니다.)
가끔은 여러 일들에 쫓기며
갑갑해하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그럴 땐 잠시 일에서 물러나 숨을 돌리고
지난 시간을 돌아보는 때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각자의 경험속에서 변화된 것을 살펴보며,
그 과정에 충실하며 느꼈던 것들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방향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 편지를 쓰는 지금은
전역한지 1달이 지난 시점입니다.
전역하고 나서 의욕이 앞서서
하고 싶은 일들이 참 많았는데요.
하지만 마음이 너무 앞서서서
놓치는 것이 없도록 주의하려고 합니다.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을 떠올리면
조급함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래도 아직 한 달밖에 지나지 않았으니
길게 바라보며 묵묵히 진행하려고 합니다.
지난 한 달 동안은
새 생활에 적응하는 시기라고 여기고
차근차근 일을 하나씩 해나갔습니다.
한 달이 지나 이 편지를 보내
당신에게 다가가는 것처럼 말이죠.
이 편지를 읽을 도
묵묵히 자기만의 과정을 걸어가며
나아가길 응원합니다!!
그림책 작가를 꿈꾸는 20대 청년의 전원생활 에세이 레터💌